아름다운 이야기

[스크랩] 형처럼 / 이태석 신부님을 기리며

송규정 2011. 5. 14. 11:24


형처럼 -이태석 신부님을 기리며

 

 

 

 

 

하늘과 땅도 노을로 만나지만

꽃과 잎이 만날 수 없는

견우와 직녀의 사랑보다 슬픈

내 사랑 상사화

내가 형을 생각하면 그렇다

 

나는 형과 이야기 한 번 나누지 못했다

빛고을 신학교 한 울타리에서

사제의 꿈을 키웠지만 학년이 다르고

나는 기숙사 생활을 했고 형은 수도회에서 통학을 했다


형도 나와 얼굴을 마주한 일이 없다

스쳐지나가는 웃음으로 만났을 뿐 

그런 형인데 가슴이 젖는다


저 멀리 지구 반대편 검은 대륙

수단의 새벽하늘 샛별처럼

검은 별들의 가슴에

십자가의 예수님처럼 못 박힌 사랑이다


형이 가슴으로 걸어 들어온 것은

89년 광주의 오월 하늘에서다

십자가 앞에 꿇어 주께 물었네 오오--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는 이들

총부리 앞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이들을

왜 당신은 보고만 있냐고

눈물을 흘리면서 주께 물었네


묵상이라는 형의 노래는

내 삶의 등불이었다

병자들의 성자 슈바이처처럼

복음의 사도 바오로처럼

내 희망의 빛이 되어준,

형은 내가 주께 물었던 

그 삶의 모범 답안이었다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고서는

세상을 아파하는 사람 

벗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만이

별이 될 수 있듯이

형은 아프리카 민중의 별

인류의 푸른 별이 되었다


사무치는 그리움은 무엇일까

형처럼 나누지 못한 탓일까

평화를 갈망하지 않는 탓일까

가난한 이들을 위해

형처럼 전부를 내어놓지 않아서일까

 

이토록 사무치는 그리움은

형처럼 살라는,

사랑의 명령일 것이다

 

 

-진안 만나 생태마을에서 최종수 신부님-

 

 

출처 : 한국가톨릭문화원
글쓴이 : 행복한 꿈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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