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야기

[스크랩] 별, 아직 끝나지 않은 기쁨

송규정 2011. 1. 30. 15:10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 - 도종환 엮음
      별, 아직 끝나지 않은 기쁨 / 마종기

      오랫동안 별을 싫어했다. 내가 멀리 떨어져 살고 있기 때문 인지 너무나 멀리 있는 현실의 바깥에서, 보였다 안 보였다 하 는 안쓰러움이 싫었다. 외로워 보이는 게 싫었다. 그러나 지난 여름 북부 산맥의 높은 한밤에 만난 별들은 밝고 크고 수려했 다. 손이 담길 것같이 가까운 은하수 속에서 편안히 누워 잠자 고 있는 맑은 별들의 숨소리도 정다웠다. 사람만이 얼굴을 들어 하늘의 별을 볼 수 있었던 옛날에는 아무데서나 별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빨 리 지나가는 요즈음, 사람들은 더 이상 별을 믿지 않고 희망에 서도 등을 돌리고 산다. 그 여름 얼마 동안 밤새껏, 착하고 신 기한 별밭을 보다가 나는 문득 돌아가신 내 아버지와 죽은 동 생의 얼굴을 보고 반가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사앙하는 이여 세상의 모든 모순 위에서 당신을 부른다 괴로워하지도 슬퍼하지도 말아라 순간적이 아닌 인생이 어디에 있겠는가 내게도 지난 몇 해는 어렵게 왔다 그 어려움과 지친 몸에 의지하여 당신을 보느니 별이여, 아직 끝나지 않은 애통한 미련이여, 도달하기 어려운 곳에 사는 기쁨을 만나라 당신의 반응은 하느님의 선물이다 문을 닫고 불을 끄고 나도 당신의 별을 만진다


      별이 싫은 날이 있고 반가운 날이 있다. 별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이다. 내 처지가 안쓰럽거나 외로워 보이는 날은 별도 그렇게 보여서 싫다. 그러던 어느 날 별이 다시 정답게 내려오는 때가 있다. 별이 너무 밝고 크고 수려하 고 맑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별 속에서 이 세상 뜬 반가운 사람들의 얼굴을 발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날 이야기를 나누는 별은 하느님의 선물처럼 느껴진다. 별에게서 위로 를 받는다. "괴로워하지도 슬퍼하지도 말아라 / 순간적이 아닌 인생이 어디 에 있겠는가" 이런 위로의 말. 돌아가신 아버지와 죽은 동생 때문에 많이 괴로워했는데 별에게서 듣는 그 런 말은 큰 힘이 된다. 고국을 떠나와 먼 타국 땅에서 지내는 삶이 말할 수 없이 외로운 데다가 너무나 멀리 있는 현실의 바깥에서 그리운 얼굴들이 보 였다 안 보였다 하기도 하고, 내 존재 역시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것처럼 느껴져 깜박이는 별조차 싫었다. 그런데 오늘 별에게서 "도달하기 어려운 곳에 사는 기쁨을 만나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하여 어려움과 지친 몸에 의지하여 별을 보면서 아직도 끝나지 않은 애통한 미련을 끝나지 않은 기쁨 으로 바꾸게 된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출처 : 한국가톨릭문화원
          글쓴이 : 권마르티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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