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정산 계곡-
지금 창밖에는 7월의 장마 비가 퍼붓고 있다. 이슬비, 보슬비가 소리 없이 내리다가 요란한 장대비로 바뀐다. 잿빛 장막에 갇힌 갑갑한 세상 탈출할 방법이 없다. 아파트지붕 위에도 연못 위에도 뒷산 안개 덮인 숲에도 아스팔트위에도 하염없이 내린다. 앞 동 옥상위에 비둘기 한 쌍 오들오들 떨고 있다. 비를 가려주려고 서로 바짝 붙어서 다른 한 마리 주위를 뱅뱅 돌고 있다. 돌고 있는 놈이 수컷일게다. 그것을 지켜보고 있으려니 이웃 사랑을 모르는 인간들의 오만함과 이기심을 보는 것 같다. 자신과 가족만 비를 피하면 행복해 질 수 있을까. 이웃을 원망하기보다 산속에 조그만 움막을 지을 생각부터 미리 해본다. 오늘같이 비오는 날 새들이 비를 피해 쉬다 갈 수 있는 조그만 공간을 마련해 줄 그림을 그려본다. 도심에도 갈 봄 여름 없이 새들이 함께 살아간다. 새장 속에 가두어 키우는 새들만큼이나 도심 속에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들도 우리 환경에 중요한 지표가 된다. 새장속의 한 쌍의 새는 인간이 부러워 할 정도로 요란하게 사랑을 나눈다. 배가 부르면 하루 종일 지칠줄 모르고 조잘 된다. 깃털이 형언할 수 없는 빛깔로 얼룩져 아름답고. 움직이는 몸짓이 귀엽고 울음소리가 너무 아름답기에 새를 사육하는것 같다. 갇힌 새가 어떤 생각을 하던 인간만 즐거우면 된다. 동이 트면 아침이 왔다고 조잘대고 배가 고파도 조잘댄다. 인간보다 수무 배나 맑고 좋은 시력을 가지고 있어 새장 안에 갇혀 지내도 창문을 통해서 바깥세상을 바라본다. 날씨가 화창한 줄도 알고 비가 내리는 것도 알고 멀리 보이는 벌판에 곡식이 영글어가는 것도 안다. 무엇보다도 창공에 날아다니는 동료들의 날개 짓을 많이 부러워 할 것 같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자유를 갈망한다. 에미는 배가 고파도 참아가며 정성껏 낳아주고 키워 날개짓 시켜 놓으면 부모의 값진 희생을 팽개치고 새끼새는 제 살길 찾아 훨훨 미지의 세계로 날아간다. 냉정한 동물의 세계를 실감한다. 키워주는 것도 자유고 훨훨 날아가는 것도 자유이다. 성서에 “공중 나는 새를 보라 농사짓지 안 해도”라는 말씀이 있다. 그렇지만 그들 앞에 펼쳐진 새로운 세계는 먹이 찾고 짝을 찾아 새끼 치는 생존의 경쟁만 있을 뿐이다. 인간들은 때로는 냉정한 동물세계에서 배울 점도 많다는 것을 느낀다. 내리는 비를 헤치고 어디론가 날아가는 비둘기 한 쌍을 바라보며 갇힌 새도 날고파 절규하는것 같다. “내 고향으로 날 보내줘”주인에게 보내는 간절한 애원의 메시지가 담겨있는지 모른다.
초등학교 시절 하교길에 우산도없이 젖어가며 동요를 불렀다(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이십대에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Pop을 따라 불러댔다.(Rain drops are falling on my head) 젊은 날에는 비에 관한 노래가 너무 많았다. 대표적인 노래가 이장희의 소나기였다. 늦은밤 주룩주룩 소나기내리면 돈없어 갈 곳없는 신세가 처량타 못하여 이 노래를 부르며 자위하곤 하였다. 이제는 좋은 세월 다가고 텅 빈 가슴속에 남은 것은 비 오는 날에 새겨진 가슴 저미는 추억만 아롱질 뿐이다.
오늘 비오는 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물 이야기이다. 주위에 흔하게 볼 수 있는 물, 많아도 문제고 부족하면 더욱 문제인 물 이야기를 하고 싶다. 따지고 보면 물보다 귀한 자원이 세상에 어디에 또 있겠는가. 마음속에 하느님을 모시지 않아도 평생 살아갈 수 있지만 물 없는 세상에서는 단 하루도 버틸 수 없다. 음료용으로 마시고 밥 짓고 국 끓여 먹고 목욕하고 빨래하고 화분에 물주는 일뿐만 아니라 산업체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자원이다. 이 흔한 물에 심취한지 삼십 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물에 대한 깊고 많은 지식을 돈 벌기 위해 공부(투자)한지 오래됐다. 지식도 나누라고 했다. 갈 날이 가까워와서 그런지 애쓰게 습득한 지식을 혼자만 알고 있으려니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든다.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꼭 남겨두고 가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돈 주고 습득한 지식을 공짜로 제공하는 것도 일종의 봉사하는 일이 아닐까 해서이다. 할 말이 너무 많다. 몇 차례 나누어서 이야기를 곁들여 가며 쉽게 전해드리고자 한다.
지구주위에는 언제, 어떻게 생겼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얼음 덩어리가 수없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이 얼음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 아직 아는 사람이 없다. 작게는 주먹만 한 것부터 수 백,수 천 톤이나 되는 얼음덩어리가 하루에도 200여개가 지구로 떨어지고 있다한다. 일단 지구로 떨어진 물은 이곳에 영원히 갇히게 되며 지구중량만 점점 무거워져 갈 뿐이다. 반야심경에 나오는 “不增不減”의 원칙이 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창세기 이야기도 다시 구성해야 할 판이다. 얼음이 대기권으로 떨어지면서 녹아 기화된 수증기가 성층권에서 구름이 되어 빗물로 땅에도 숲에도 강에도 바다에도 떨어진다. 이것은 미국의 아이오와 대학의 루이스 프랭크린 교수가 주장한 최근 학설이다.
바다는 생명의 근원이다. 모든 생명은 거기서 탄생되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우주의 수많은 별 중 한곳에서 지구로 이민 왔다고 말 할 수가 있다. 인류가 우주를 동경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인지 모른다.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일도 인류의 고향이 그리워 찾아나서는 일인지 모를 일이다.
날씨가 맑은 저녁 잔디밭에 누워 별을 바라보면 왠지 모를 그리운 향수를 느낀다. 마음은 수만 년, 수억 년 저 세월너머로 훨훨 날아가 어느 새 우리 마음도 우주 공간에 둥실 둥실 떠 있는 것 같이 느낀다. . 깊은 숲속에 들어서면 벌레우는소리, 새들의 날개 퍼덕이는 소리, 산새 울음소리, 바람이 가지 흔드는 소리하며 생명의 소리가 가득 울려 퍼진다. 나무 가지 사이로 쏟아지는 찬란한 해살에 눈부신 별(別)천지를 느낀다. 바람에 쓰러진 고목의 가지는 밝은 녹색의 이끼로 덥혀 있고 낙엽이 쌓여 푹신하고 부드러운 흙, 관목과 양치식물들이 사방에 가득하다. 산뜻한 숲의 향기를 가슴가득 들이켜 본다. 숲은 나무향기 꽃향기 같은 피톤치드(피토닉 산)라는 일종의 유기산을 내 품는다. 오랜지 나무밑에서 오랜지 향기를, 밤꽃피는 나무밑에서 남자의 정액 향기를, 소나무밑에서는 송진 냄새를 맡을 수있다. 이것을 마시려고 숲속을 찾아 산림욕을 하고 집안에 향기 내품는 꽃들을 심는다.이 향기는 폐에서 모두 흡수하여 신진대사를 활성화 시켜준다.
하늘에 수많은 별들 중에 어느 별을 떠나왔는지 모르지만 우리가 지구에서 태어난 것은 기정사실이다. 이끼 낀 바위 사이로 솟아나는 차고 맑은 물을 두 손으로 받아서 입에 머금어 보라. 응축되어진 지구의 에너지가 내 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느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 별이 인류의 아름다운 정원이고 인류를 편안히 잠재우고 쉬게하는 집이기에 죽는 날까지 사랑하고 아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처럼..., 바로 이 지구가 하느님의 품이고 하느님의 지체이다. 이 포근한 품속에 안겨 살아가는 고마움을 모르고 도대체 무엇을 경외하고 흠숭하며 살아가는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만 찾아헤메는 인간의 어리석음 때문이다. 산 속에 피어난 풀 한포기 꽃 한 송이도 하느님의 은총을 느끼며 감사 할 줄 알아야 하는데 하느님을 믿는 자들마저도 자연의 신비함에는 젖어 감탄하지만 감사하는 마음은 인색하다. 하느님의 진정한 은총이 무엇인지 교회가 잘 못가르쳐서 그렇다. 그 인색함이 자연사랑을 멀리하게되고 지구를 무분별하게 갉아먹는 원인이 될 수가 있다. . 얼음덩어리로 우주에서 날아온 물이 공중에서 비의 형태로 떨어져 나무의 잎사귀를 적실 때 최초의 한 방울이 물의 역사를 만들었다. 거기서부터 물은 파란만장한 일생이 시작된다. 비로 내린 물은 그 다음 어디로 가는 걸까. 잎사귀를 적시고 떨어진 빗물은 뿌리를 충분히 적시고 나머지는 흐르고 흘러서 낮은 곳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깊은 산 옹달샘에도 모이고 조그만 물줄기가 되어 깊은 골로 점차 모여들어 계곡을 만든다. 때로는 급하게도 흐르고, 때로는 천천히 졸졸졸 소리 내며 흘러가면서 구경을 시작한다. 헤엄치는 온갖 고기들을 만나고 숲을 지날 때는 온갖 새소리도 듣는다. 계곡에서 강으로 강에서 바다로 인간의 간섭 없이 흐르고 싶은 그대로 흘러갈 때 물은 무한한 행복을 느낀다.
일본의 에모토 마사루라는 친구가 “물은 답을 알고 있다”라는 책을 썼다. 똑 같은 물을 몇 가지로 나누어 좋은 말, 나뿐 말 그리고 음악을 들려주는 등 여러 가지형태로 구분하여 물의 구조를 촬영했는데 물은 좋은 말과 나뿐 말을 구분할 줄 안다고 증명하였다. 콤퓨터 메모리처럼 물은 인간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억력이 있다는 것이다. 좋은 말을 들은 물의 구조는 아름다운 보석처럼 촬영이 되었고 나쁜 말을 들은 물은 찌그러진 형상으로 촬영되었다.
감사라는 말을 들려주었을때 물의 표정
바보라는 말을 들려주었을 때 물의표정
물이 인체에 들어가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인체는 70%의 물로 구성되어있다. 이 70%의 물이 인체내부에서 인간의 면역성뿐만 아니라 병노 현상을 조절 할 수 있는 기능을 하게한다. 인간의 기쁨, 슬픔 과 화(禍 )를 내게 하는 물질을 만들고 조절할 뿐만 아니라. 인간이 젊어지고 노화시키는 물질(SOD, Super Oxide Dismutaze)도 만들어낸다.
사람의 일생은 물에서 시작하여 물로 끝난다. 어머니 배속에 있는 태아는 저 태곳적 바다에서 생명이 태어날 때의 과정을 충실하게 재현한다. 양수의 성분은 바닷물과 거의 비슷하다. 태아는 그 작은 바다에서 아가미 호흡을 하며 앞으로 펼쳐질 인생을 준비 한다. 살아 있는 물은 끊임없이 우리 몸을 순환 한다. 물은 모든 생명의 흥망성쇠를 지켜보며 생명에 숨결을 불어 넣어준다. 이제 막 태어난 아기가 어머니의 따스한 사랑으로 성장해가듯이 이 땅에서 갓 태어난 물도 대자연속의 사랑을 받아가며 서서히 성장해 간다.
비나 이슬이 되어 대지에 스며든 물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일부는 식물의 뿌리에 흡수되어 다시 대기로 증발, 방출되지만 나머지의 물은 흙에 스며들어 오랜 세월 지하세계 여행을 시작한다. 지상에 사는 인간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지하에 수없이 뚫려 있는 비밀스런 물길이 있다. 그것은 지하에서 생활하는 많은 생물들의 가느다란 구멍들이다. 지렁이나 지네, 땅거미 같은 갑충의 유충 ,물벼룩이나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미생물, 또는 굴을 파고 사는 토끼, 생쥐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생물들이 땅속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흙은 그런 생물들에 의해 부드럽게 바스러져 가로로 세로로 물길이 생겨난다. 이러한 터널들과 함께 모래나 조약돌 사이에 생겨는 좁은 공간 ,흙 속에 있던 얼음이 녹을 때 만들어지는 구멍이나 나무뿌리가 미생물에 의해 분해 된 후에 생기는 구멍, 흙이 메말라 갈라지거나 바위의 갈라진 틈 같은 물길을 따라 물은 지하 깊은 곳으로 긴 여행을 시작한다. 스며드는 속도는 흙의 성질에 달려 있지만 1년에 겨우 30센티 남짓 지하 깊숙로 스며들어간다. 깊이 180 m에서 펌핑 되어져 나오는 지하수는 수백 년 전에 지표에서 스며든 물이다. 땅속에 스며든 물은 인간과 전혀 다른 시간감각으로 천천히, 천천히 아래로 스며들어간다. 흙에 스며들기 전에 아기와도 같았던 물은 오랜 지하생활에서 많은 경험을 쌓게 된다. 수많은 정보가 컴퓨터 기억소자에 저장 되듯이 물도 물의 입자에 물의 역사가 기록되어 저장되어 진다. 이 단계의 물은 유년기에 사람의 기본성격이 형성되듯 그 동안 통과해 온 지하세계의 성질에 따라 물의 기본 성격이 결정되어지는 것이다. 석회암을 통과한 물은 칼슘, 마그네슘성분이 많은 경수라 하고 점토나 화강암의 수로를 따라 흐르는 물은 미네랄 농도가 낮기 때문에 비누가 잘 풀리는 연수에 가깝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네랄 성분이 녹아져 있는 물은 물맛이 있어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근래에 밝혀진 학설에 따르면 물속에 녹아져 있는 미네랄 성분은 거의 몸속에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체외로 흘러나간다고 한다. 오히려 미네랄 성분이 많은 물을 마시면 결석 등 장해요인이 발생한다고 한다. 골다공증에 좋다고 판매되는 칼슘성분은 각종 패곽(貝殼)들을 갈아 만든 순수한 무기물질이므로 물속에 녹아져 있는 칼슘과 다를 바 없음으로 인체에 흡수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차라리 칼슘분을 섭취하려면 유기미네랄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잇는 멸치 같은 생선 류를 즐겨먹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인체에 흡수되는 미네랄 성분은 대부분 음식물에 포함되어져 있는 유기 미네랄로 흡수되어져 생체의 균형을 유지시켜 준다. 그러므로 마시는 물은 순수에 가까울수록 인체에 좋다는 이야기이다.
본인이 거주하는 뉴질랜드 남 섬 캔터베리지역에서는 수백 년 전에 내린 눈 녹은 물을 정수과정도 거치지 않고 바로 가정으로 보내어 준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어떤 간섭도 받지 않고 긴 여행을 마친 물은 필요로 하는 생명체를 위해 소임을 다한 후에 인간 욕망의 부산물을 품고서 환생(부활)준비를 위해 강으로 바다로 흘러간다. 이것이 물의 운명이다.
물은 인간의 모든 죄를 끌어안고 스스로 십자가에 매달려 수난 당하신 예수님의 운명과 같은 것이다. 주님께서 수난 당하신 십자가는 무엇을 상징하는가. 십자가는 타인을 위하여 자신을 낮추고 자신을 포기하는 행위이고 타인을 자신처럼 사랑하는 행위이다. 십자가길이 자신을 위한 길이라면 누구라도 걸어 갈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은 죽고 남을 살리는 행위가 십자가의 길이기에 고통스런 것이다. 주님께서 바로 이 길을 걸어가셨다. 주님께서는 이 길을 피하지 말고 걸어가라 하셨다. 고통을 이겨내면 평화의 길, 생명의 길, 참 행복의 길로 바꾸어 주실 것이라 약속하셨다. 고통이 없는 십자가의 길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고통이 있는 곳에는 용서와 사랑과 겸손이 있고 없는 곳에는 유혹과 교만과 시기와 저주가 판을 친다. 물은 인간의 생명을 살리기위해 인간의 모든 더러움을 뒤집어 쓰고 고통스런 십자가 길을 택한다. 하느님도 우리를 물처럼 바보스럽게, 정직하게, 참되게 서로 사랑하며 살라하신다. 이런 물을 사랑하고 절약하고 귀중하게 여겨야한다. 물이 진리요 생명이기 때문이다. /비오는날 에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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